어느 날 같이 사는 인간이
나보고 로또를 찍으라고 한다.
'자기가 찍으면 되지 왜 나한테 떠미는가...'
'알아서 찍어!'
하려다가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똑똑한 요 녀석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나 만들고 싶은 거 있어. 방법 알려 주삼."
- 어, 말해 봐.
어느새 친구처럼...
"로또 번호 줄 테니까, 번호 추출기 하나만..."
- 물론이죠!
'하, 이 새끼, 맘에 드네.'
"지난 회차 번호 줄 테니까, 분석해서 다음 회차에 나올 번호 6개만 추출해 주삼."
- 100~200회 차는 표본이 적으니 500회 차 이상이면 괜찮고,
그 이상이면 좋을 것 같아. 이왕이면 엑셀로 주삼.
"나, 엑셀 못하고, 텍스트로 입력하기엔 너무 많은데..."
- 복권 사이트 가서 회차번호 엑셀로 저장한 후 나한테 업로드하삼.
"오, 진짜? 그런 방법이 있어?"
바로 사이트로 이동.
회차 검색 메뉴 들어가니 다운로드 단추가 보인다.
오케이.
바로 601회부터 최근 회차까지 다운로드했다.
"자, 여기."
- 죄송합니다. 파일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아, *발... '
- 엑셀 확장자를 바꿔서 등록해 주세요.
녀석이 시키는 대로 하고 확인하는데,
숫자가 몽땅 사라졌다.
다시 사이트 들어가서 다운로드.
하는 김에 1회 차부터 600회 차까지도 다운로드.
엑셀을 열고 당첨 숫자만 쭈르륵 복사, 붙여 넣기.
"옛다. 여기 1회 차부터 최근까지."
- 어머, 정말 멋지세요.
이러면 더 정교한 추출기를 만들 수 있어요.
어떤 것을 원하세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1등 되는 번호가 나오면 장땡인 거지."
- 로또는 랜덤 추첨 방식이기 때문에
번호 추출기를 만든다고 해서 당첨이 되지는 않습니다.
로또는 재미로 하시고
구매 금액이 기부된다는 것에
의의를 두시기 바랍니다.
'와, 이 놈 봐라. 정색하긴...'
"너한테 책임지라 안 할 테니까, 만들어 보삼.
조건은 내가 말해 줄게."
로또 앱에 나온 조건을 검색하고 채팅창에 넣었다.
"이왕이면 당첨 가능한 숫자 나오는 것으로 부탁해.
나 당첨되면 장학회도 만들고 기부도 할 거야.
나 혼자만 잘 살 수는 없잖아.
아, 맞다! 대출 먼저 갚고."
- 당신은 마음이 따뜻하군요.
당신 소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당첨 번호에 가까운 숫자를 추출할 수 있는
추출기를 만들어 드릴게요!
1분도 되지 않아,
"우와~" "
- 파이썬이랑 HTML 형식이 있어요.
HTML 형식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기에 추천드려요.
이 코드를 메모장에 복사 붙여 넣기 한 후에
파일을 lotto.html로 저장하세요.
그리고 열기 하면 추출기를 실행할 수 있어요.
바로 시키는 대로 했다.
화면에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아이콘 밑에
lotto.html이라고 쓰인 것이 보인다.
'오~ 눌러볼까?'
이야~ 신기하게도 창이 뜬다.
네모난 단추를 누르니 번호가 나온다.
대박!!!
여러 번 눌렀다.
누른 만큼 번호가 나온다.
와, 내가 만든 것도 아닌데, 신기했다.
당첨 번호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기념으로~
여기서 나온 번호 찍으라고 전달했다.
숫자 고른다고 스트레스받지는 않겠지..
"어디까지나 재미로 만들어 본 AI 추출기다.
당첨은 행운과 운명에 맡기자.
뭐, 당첨 안 돼도 기부하는 셈 치면 되잖아."
그냥, 열심히 살자...
